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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발견한 영화

벌새 / 세계에서 극찬받은 독립영화

by 주주마 2022.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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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감독 : 김보라

출연 : 박지후, 김새벽

개요 : 드라마 / 한국 / 138분

개봉: 2019. 08. 29.

 

- 벌새 줄거리

1994년 15살 은희는 엄마의 심부름을 하고 집으로 왔다. 아무리 벨을 눌러도 문은 열리지 않는다. 

또 엄마를 아무리 외쳐도, 엄마는 나오지 않는다. 시선을 들어 호수를 확인했다. 잘못 왔다. 한층 더 올라간다.

벨을 누르자, 엄마가 나온다. 그렇게 은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중학교 2학년의 은희는 떡집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언니와 오빠가 있다. 오빠는 연속 2회 전교 회장을 했었던 우등생이다. 부모님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언니는 나가서 놀기 바쁘다. 화장하고 몰래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온다.

은희는 학교에 열심히 나가지만 공부는 안 한다. 하지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 방과 후 남자 친구와 놀거나, 한문학원 친구와 논다. 어느 날 턱 아래 이상함을 느낀 은희는 병원에 간다. 이후 수술을 하게 된다. 은희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그 사람들에게 여러 영향을 받는다. 어느 날 한문학원에 선생님이 새로왔다. 

 

-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

영화 벌새는 우리나라에서 큰 사고가 있었던 1994년 배경이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는 1994년 10월 21일 발생했다. 성수대교는 성수동과 강남구 압구정동을 연결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부 트러스 부분 48m가 붕괴했다.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오전 7시 40분경으로 출근 차량으로 몰리던 시간이었다. 이때 사고로 직장인과 여고생 등 32며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당했다.

부실한 공사와 관리 소홀로 인해 다리가 붕괴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 당시 고도성장이 이루어졌지만 속은 단단하지 못했다. 그 당시 성수대교 붕괴 사고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부패가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 사건이다.

 

 

- 벌새 감상평

은희의 시선으로 평범하게 흘러가는 영화는 일상적인 모든 일들이 가벼운 문제가 아니었음을 강하게 보여주는 거 같았다. 내가 겪어 온 중학교 2학년 때와 영화 속 은희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도 생각했다. 시대는 다르지만, 우리가 겪고 느꼈던 건 비슷한 거 같다. 아동기를 거쳐 청소년기에 들어왔을 때 많은 것들이 혼동스러웠다. 영화 속 은희를 보면서 과거의 나를 발견했다. 남자 친구와의 성적 호기심, 친구와의 다툼, 친구의 배신, 가족, 오빠와의 비교, 어른들의 세계 등 알고 싶지만 누구도 설명해 주지 않았던 그때다. 잘못하면 혼난다. 공부를 잘해야 한다. 대학도 잘 가야 한다. 인생을 잘 사는 법은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영화 속 한문 선생님은 은인 같았다. 한문 선생님이 정말 마음이 갔던 이유는 그녀도 불안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학교 선생님들이 말하는 서울대학교 출신이지만, 그녀의 모습은 평범하고, 잘나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어른들 중 유일하게 이름을 불러준다. 그리고 은희가 궁금한 질문에 대해 정성스럽게 얘기해준다.

우리 모두는 혼동의 시간을 거쳐 성인이 된다. 그때는 힘들었고,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니 무사히 살아온 거다. 그랬기 때문에 그 시절이 소중했고, 기억에도 많이 남아있다. 그때는 친구가 참 중요했다. 친구들이 한건 다 따라 하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은희의 행동들은 이해가 간다. 나도 그랬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sns와 스마트폰이 보편화돼서 빠르게 소식을 전하고, 전달받는다. 하지만 그때는 핸드폰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집전화를 사용하거나, 공중전화를 이용했다. 친구들과 편지도 주고받았다. 나는 다행히 그런 시절을 보냈던 세대라 다행이다. 영화에서 한문 선생님이 은희에게 지지 말라고 얘기한다. 이후 학원에 잘려서 한참을 잔소리하는 부모님을 향해 은희는 소리 지른다. 이 장면에서 눈물이 나왔다. 지금까지 참아왔던 답답한 설움을 토해내는 거 같아서 나도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성수대교의 붕괴사고 이후, 은희네 가족은 어느 날과 다름없이 밥을 먹는다. 그러다 오빠가 소리 내며 엉엉 운다.

일상적인 사건으로 가득한 영화지만 뜨거운 물을 마신 것처럼 속이 뜨거웠다. 한문 선생님의 존재가 그랬고, 은희의 울부짖음이 그랬고, 아빠의 울음, 오빠의 울음이 그랬다. 상을 받는 영화에는 이유가 있다. 어디선가 불완전한 날갯짓을 하고 있을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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