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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는 글쓰기

2023.01.21 / 16. 6학년 선생님

by 주주마 2023.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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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정말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지만

진로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주었던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이 생각난다.

어렸을 때 사실 잘하는 게 없었다.

일단 공부를 못했다. 머리가 똑똑하지 못했다.

남들보다 못하는 게 많았다.

대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막 외우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할 수 있으니까.

그림도 사실 잘 그리지는 못했다.

다만 잘 그리고 싶었다. 

그나마 그림을 그린다는 게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5학년이 되고, 가장 친했던 친구가 연극부에 들어가면서

나도 얼떨결에 구경하게 되었다.

연극부는 아니었지만, 친구랑 꼭 집에 같이 가야 했다.

그렇게 구경하다가 조명을 맡게 되었다.

(매년 연극대회가 있었다.)

연극이라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 앞에서 무대를 선다는 게...

 

사실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연극과 관련된 활동들이 꽤 있었다.

4학년? 5학년? 때 기존에 있던 연극을 각색해서 공연을 올리는 게 있었다.

기억난다. 집에서 컴퓨터로 한글을 켜놓고 대본 쓰던 기억.

내가 쓰고 연출을 했었다.

재밌다고 느끼긴 했는데 배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초등학교 6학년때였다.

우리 초등학교는 연극시범학교였다.

그런데 우리 반이 시범반으로 선정이 되어서

금요일 5,6교시를 연극수업을 했었다.

정말 재밌는 활동을 많이 했다.

계산하는 머리는 조금 부족했지만

아이디어, 상상력, 표현 부분에서는 남들보다 잘했던 거 같다.

 

사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데

열심히 하는 나에게 칭찬도 해주시고, 공연할 때 나를 뽑아주시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선택된다는 건 아주 짜릿한 일이었다.

물론 내가 열심히 하긴 했고, 많이 좋아했다.

그렇게 1년을 보내니까.

자연스럽게 꿈은 화가에서 배우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졸업반인 우리를 위해 특별한 책자를 기획하여 제작하게 되었다.

"우리들의 특별한 연극"

지금도 갖고 있다.

정말 특별한 책이다.

 

20년도 훌쩍 지난 이야기인데

그때의 기억이 너무 좋다.

그리고 너무 감사하다.

별 볼 일 없던 내 인생에

특별함을 심어준 시간들이었기에

그래서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선생님을 다시 만난다면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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