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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는 글쓰기

2023.01.07 / 3. 내가 살던 아파트

by 주주마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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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18년간 살았던 아파트다.
넓지 않은 공간이라 가족이 다 같이 잤었다.
그곳에서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많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다.

특히  화장실
요즘에는 없는 적색의 등.
약간의 어둡기도 했던 화장실에서
나는 종종 상상하고, 꿈을 꿨다.
특히 그 화장실에서 목욕하는 걸 좋아했다.
시골에서 오래 살았던 할머니는
욕조에 가득 물을 부어놨다.
그래서 내가 목욕하는 날은 채워놨던 물을 다 쓰는 날
목욕을 했다. 일부로 목욕하고 싶은 날에는
화장실 청소를 해서 남은 물을 사용했다.
초등학생이었는데, 나름 알뜰했다.

그렇게 엄마는 따뜻한 물을 가득 받아주고
오빠와 내가 같이 들어갔다.
목욕하는 걸 좋아하니까
어느 날은 입욕제를 넣어주기도 했다.

엄마는 오빠와 나를 살이 빨갛게 때를 밀어주었다.
아파서 칭얼거렸던 거 같다. 근데 또 밀려 나오는 때를 보는 게 좋기도 했다.
그렇게 기분 좋게 샤워까지 마치면 엄마가 이어서 목욕을 했다. 그때 나는 엄마의 등을 밀어주었다.
목욕하고 나서 입었던 따뜻한 내복.
엄마에게 물었다.

'옷이 왜 이렇게 따뜻해?'
'원래 목욕하고 입으면 따뜻한 거야'

그 작은 욕조에서 목요 하며 놀았던 것도 좋고,
거품으로 혼자 할아버지 연기를 하던 것도 좋았다.

종종 그때 그곳이 그립다.
나도 나이를 먹은 거겠지?
다시 돌아갈 수 있다. 딱 그 순간에는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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