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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발견한 영화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 부평 대한 극장 관람

by 주주마 2022.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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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감독 : 김동령, 박경태

출연 : 박인순, 김아해, 신승태, 김미숙, 신유안, 조은경

개봉 : 2022. 01. 27.

개요 : 드라마, 판타지 / 한국 / 115분

 

-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줄거리

이불 위에 한 할머니가 누워있다. 뒤척이다 일어난 할머니는 몸을 씻고 나갈 채비를 한다. 그녀가 살고 있는 곳은

뺏벌이라는 곳이다. 그녀의 이름은 박인순이다. 그날은 기록 인터뷰가 있는 날이었다. 

그녀의 어린 시절 기억부터 시작한다. 아버지 손에 버려진 그녀는 서울역 계단에 있다가 양 엄마에게 짜장면 3그릇을 얻어먹고 다른 사람에게 팔려갔고 그때부터 미군 기지촌에서 일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를 임신하고,

다른 미군을 만나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폭력으로 인해 도망 나오게 되고, 다시 한국으로 오게 된다.

죽은 영혼을 데리러 뺏벌에 저승사자 3명이 찾아온다. 그들은 서로 만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 미군 기지촌 위안부 이야기

미군 기지촌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미군 기지촌에서 한국 여성과 미군 남성 간의 성매매가 이뤄졌다. 대부분 미성년인 여자아이들은 폭력과 학대의 경험이 있었다. 이후 포주에게 팔려와 온갖 착취를 당하며 성매매를 했다. 지금은 노인이 된 그녀들은 장기간의 차별, 학대, 약물, 폭력으로 다양한 트라우마, 정신병, 질병 그리고 가난으로 살아가고 있다. 2014년 기지촌 여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하였고, 어느 부분 국가책임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미군 기기촌 여성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미군 기지촌 여성들은 결코 자신들이 선택한 삶이 아니다.

혹시 미군 기지촌 여성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박인순 할머니의 그림

영화 초반에 인터뷰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에서 할머니가 그들에게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보여준다.

실제 할머니가 그린 그림이다. 그림체는 아이가 그린 것처럼 단순하지만 할머니의 심경이 들어가 있다.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들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기지촌에서의 기억은 나이가 들어서도 잊을 수 없는

잊히지 않는 끔찍한 기억으로 표현되어 있다.

사실 영화에서 그림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던 박인순 할머니는 웃기도 하고 덤덤하다. 하지만 실제 할머니의

상태는 다른 거 같았다. 할머니는 웃지만 영화를 보며 같이 웃을 수는 없었다.

할머니가 그렸던 그림이 포스터에도 들어간 거 같다. 그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던 생각이 난다.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관람평

영화는 인천 부평에 있는 대한극장에서 관람했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왔었던 극장이다. 만남의 광장이기도 했던

대한 극장이 지금은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도 많지가 않았다.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에는 나를 포함한 2명이 전부였다.

낡고 사람 없는 극장에서 관람한 영화는 내 마음을 더욱 쓸쓸하게 했다. 실제 미군 기지촌에 있었던 박인순 할머니의 

출연은 나를 더욱 놀라게 했다. 정보 없이 영화를 봤기 때문에 배우인가, 아닌가에 한참을 생각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알 수 있다. 참 여러 가지로 놀랬다. 실제 인물이 영화에 출연한 것도,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도 놀랬다.

중간에 저승사자가 나온다. 다큐에 판타지 적인 허구 이야기가 들어가서 더 실제 같았다. 이런 영화 형식은 처음이다.

박인순 할머니는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분명 연기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신기할 정도로 자연스럽고 소름 돋는 연기를 보여준다. 초반에는 자신의 모습과 이야기를 하는 거라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중반을 넘고 후반으로 갈 때는 연기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저승사자와 긴 길을 떠나는 장면에서 웃음소리는 어디서도 보고 들을 수 없는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사실 저승사자의 등장은 무섭기보다 재밌었다. 멀리서 온 저승사자는 영혼들을 직접 찾고, 이동수단이 없어서 걸어 다니기 때문에 더 오래 걸린다는 설정이 재밌었다. 진지한 이야기 속 희극적인 요소다.

영화는 조용하게 내레이션의 해설과 박인순 할머니의 일상에 따라 진행된다. 그러다 마지막 장면은 충격적이면서 통쾌하다. 개인적으로 잔인한 장면을 잘 못 봐서 눈을 가리긴 했지만, 질질 끌고 가는 장면이 생각난다. 사랑할 때 하는 행위를 돈을 샀던 사람들. 그 모든 사람들 중 대표로 심판하는 거 같았다.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 이게 영화나 연극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미군 기지촌에서 죽어간 많은 여자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기도했다.

혹시 잘못된 과거로 알고 있다면 생각을 고쳐 먹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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